‘꾸준히 성장하는 탐구인’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저는 성장이란 ‘달라지는 나를 계속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외부의 기준이나 평가에 나를 맞추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에 따라 하루하루 달라지는 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이러한 성장을 위해서는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스스로에 대해 정말 많이 탐구하는 사람이에요. 최근에 재봉틀을 배웠던 적이 있어요. 재봉틀에는 수동과 자동, 두 가지 버전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저도 그 전까지는 모든 재봉틀이 똑같은 방식으로만 작동되는줄 알았어요. 제가 처음 배웠던 재봉틀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델이었어요. 발판을 밟으면 재봉틀이 알아서 움직이면서, 빠른 속도로 박음질을 해주더라구요. 편리하기는 한데 속도 조절이 쉽지 않아서 애를 먹었어요. 이후엔 수동 재봉틀도 배워보았답니다. 수동 버전은 경험 자체가 완전히 달랐어요. 왜냐하면 박음질하는 속도와 방법을 제가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었거든요.
두 개를 경험하며 저는 수동 재봉틀이 훨씬 저에게 맞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사소해보일 수도 있지만, 이 경험을 하면서 ‘역시 한 개만 경험하면 알 수가 없어. 깊이있고 넓이 있게 경험하는 게 중요해.’ 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되었어요. 이러한 관점을 곧 탐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답니다.
‘일상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건강하다고 느껴요. 하루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나요. 그 중에서 어떤 일들은 제가 기쁘던 슬프던 반복적으로 해나가야 한답니다. 밥 먹고 잠자는 것들 처럼요. 저는 그렇게 매일 해나가는 것들이 무너지지 않고, ‘나를 잘 지탱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결고리를 상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또 다른 건강함을 경험해요. 요즘 사회는 정말 빠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면 바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라고 할까요. 클릭 한 번에 바로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고, 몇 시간만 있으면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콘텐츠 속도도 1.5배속, 2배속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렇다보니 더욱 결과 중심적이고, 단편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속에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단지 단편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상상하곤 해요. 예를 들어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어디서 자라나고, 누가 키우고, 어떤 과정을 통해 나에게 전달되었는지 생각해보고요.
제 자신이 자연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생각할 때도 기분이 좋아요. 예를 들어 사무실 안에서 더우면 에어컨 키고, 추우면 난방을 키고 살아가다보면, 계절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그것보다는 사무실에서 나와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경험하고, 내가 자연과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경험할 때 건강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매일 일기 쓰는 습관이 있어요. 제 마음 건강과 균형을 지킬 수 있는 루틴이에요. 주로 자기 전에 10~30분정도 자리에 앉아 일기를 써요. 하루를 돌이켜보다보면, 정말 많은 감정과 사건들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답니다.
일기를 쓰다보니 이전보다 저를 훨씬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어떤 순간에서 행복했고, 건강함을 느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구요. 스쳐지나갈 수 있던 사건과 감정을 매일 살펴보다보니, 그 속에서 회고를 자연스럽게 한답니다. 매일 하루 더 성장해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동시에 저의 의지력과 주체성도 함께 높아지는 걸 경험해요. 나의 하루를 돌아보고, 경험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건, 상당한 의지와 이성이 동반되어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어떤 경험과 감정을 서술해야할지 선택하고, 그 이야기를 해석하고 풀어나갈지 결정하는 그 모든 과정이 저를 성장시키는 동력인 것 같아요.
2019년 말부터, 꾸준히 채식도 하고 있는데요. 채식을 통해 삶이 더 건강해졌다고 많이 느껴요. 가장 좋은 건, 저의 미각의 세계가 더 넓어졌어요. 채식을 하다보니 요리를 직접 많이 해보게 되는데요. 채소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 채소 하나하나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됐어요. 이전에는 채소를 쌈채소의 형태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제철에 맞는 채소를 하나하나 온전히 경험한다고 할까요. 본연의 맛을 알아가는 게 정말 즐거워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좋아요. 저는 누군가와 함께 일해나가는 경험을 의미있게 생각해요. 지금 제가 속한 회사에서, 저는 서비스 기획자를 맡고 있는데요. 혼자 했다면 10밖에 못해냈을 일을, 동료와 협력해서, 100을 만들어낼 때 짜릿함을 경험해요. 제가 기획한 게, 디자이너, 개발자 분들을 통해 변화하고, 결과물이 되어 세상에 영향을 줄 때 정말 기뻐요.
저는 오랫동안 멋진 기획자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더 많은 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서비스를 만들고 싶답니다. 
20대에 경험했던 다양한 여행 경험을 꼽고 싶어요. 가지 않았더라면 경험할 수 없었던 세상과 삶의 모습을 만나며, ‘아 저렇게도 삶을 대하고 꾸려나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뭔가 생애주기에 맞춰서 무언가를 달성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잖아요. 10대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야하고, 20대에는 좋은 기업에 취업해야 하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결혼하고 육아를 해나가야한다는 것처럼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삶에는 한가지 방향만 있지 않고, 360도로 수많은 길이 나있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제가 나아가는 삶의 방향이 가끔은 주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이러한 경험이 저를 지지해주는 큰 힘이 된답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주는 파도’
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물길을 만들면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지치고 멈추게 되는 순간이 많은데요. 오깨는 그럴때마다 저를 태워, 제가 더 즐겁고 신나게 여정을 해나가게 도와주는 파도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